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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IFE/독립출판

[독립출판] #4 독립출판 후, 독립서점에 입고하기

by hantoree 2020. 2. 5.

독립서점에 입고시키는 방법은 일반적인 독립출판 판매 방법이다. 사업자등록이 되어있지 않는 경우 서점의 판매 수수료는 35%가 일반적이며, 등록이 되어 있는 경우는 보통 30%이다. 모든 택배를 뜯고, 책을 비치하고, 판매하는 일련의 과정을 생각해보면 당연한 수수료다.

 

1. 서점 알아보기

독립서점 목록은 동네서점(https://www.bookshopmap.com/)에서 살펴볼 수 있다. 지도 탭에 들어가서 어느 동네에 어떤 서점이 있는지 살펴본다.

평소에 눈여겨보던 서점의 인스타그램에 들어가 유사 계정을 추천받는 것도 괜찮다.

 

계정명 밑에 작은 화살표를 누르면 추천 계정들을 보여준다

물론 어느 서점에서나 나의 책을 받아주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클 것이다. 그렇지만 입점 전에 고려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다음 내용들을 생각하여 나와 궁합이 맞는 서점을 찾아보자.

 

Q1. 나의 책과 컨셉이 맞는가?

독립서점 중 특색있는 서점도 많다. 여행 관련 서적이나 미스터리 장르 등 특정 장르만 입고받는 서점들이 있기 때문에 나와 맞는 서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앞서 언급한 스토리지북앤필름 역시 그림책이나 사진 등 그래픽 관련 도서들은 초판서점으로 입고하고 있다.

 

독립출판 서적을 취급하는지도 중요하다. 독립서점 중에서도 기성 출판을 위주로 다루는 서점들이 있으니 독립출판을 입고받는지 확인을 해보자. 웬만한 서점이 인스타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계정 프로필에 들어가면 입고 메일 수신처를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는 곳도 있고, 입고 방식 (별도 신청서 작성 등)을 안내하기도 하니 인스타그램은 반드시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Q2.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책마다 다르지만, 독립출판은 보통 많아야 500부 찍힌다. 한 서점에 들어가면 다시 돌려받는 과정이 귀찮은 만큼, 어쩔 수 없이 서점의 규모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 책이 팔리는 것은 책의 역량도 있지만 서점도 어느 정도의 인지도와 유동 인구가 있어야 팔리게 된다.

 

직접 방문하여 규모나 유동인구 수를 파악하면 가장 좋겠지만 그러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간접적으로 서점의 규모를 알려주는 요소는 여러 개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가 있을 것이다. (이쯤 되면 인스타그램 만능론 같지만 독립출판의 메인 타겟이 인스타그램에 익숙한 2030 여성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독립출판 계에서 인스타그램의 힘은 무시할 수 없다!) 온라인 몰 운영 여부도 중요하다. 유동인구가 적은 곳에 있어서 실제 방문자 수는 적어도 인터넷으로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으니까.

 

그 외에도 택배가 너무 느리다는 평은 없는지, 비정기휴일이 잦은지 (서점의 성실한 정도를 보여주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등을 살피며 나의 책이 팔릴 수 있는 곳인지 확인하자.

 

Q3. 위치는 어디인가?

전에 뵌 한 독립서점 사장님께서 한 지역에 웬만하면 한 군데의 서점에만 입고해달라고 하신 적이 있다. 기성출판이 아닌 이상 입고된 책은 그 독립서점을 상징하는 작은 일부이고, 차별화 포인트이기 때문이라는 것이었다. 생각지도 못한 포인트였다.

 

물론 강제는 아니다. 어려운 경우도 있다. 마포, 합정, 망원 쪽에 독립서점들이 밀집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기서는 예외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한 번쯤 생각해볼 만한 부분이다.

 

Q4. 현재 입고를 받고 있는가?

너무 당연한 포인트지만, 한 번 다시 확인을 해보면 좋다. 독립출판 붐이 일어나면서 책 공급량이 너무 늘어 독립서점들이 모두 감당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인스타그램에 스토리 하이라이트 등으로 입고를 당분간 받지 않는다는 서점도 종종 있었으니 마지막으로 확인을 해보자.

 

2. 입고 메일 작성하기

서점마다 입고 신청을 받는 방법이 다르지만 대부분은 메일로 받고 있다. 메일에 꼭 들어가야 할 내용으로는

 

1) 책 제목

2) 저자명

3) 책 소개 (주제, 장르, 작성 의도, 책 속의 문장 등)

4) 판형

5) 쪽수

6) 초판 1쇄 발행일

7) 가격

8) 연락처 (휴대폰 / 이메일)

9) 정산 계좌

10) 책 표지 / 내지 이미지, 실물 촬영 사진

 

정도가 있겠다. 나는 앞뒤로 간단한 인사와 왜 이 서점에 입고하고 싶은지를 작성하였다. 입고를 하게 되든, 못 하게 되든, 첫인상이 되는 메일인 만큼 할 말은 모두 하되 예의바르고 친절하게 보내자.

 

그렇다. 또 엑셀이다. 입고하고 싶은 서점의 목록을 엑셀로 정리하여 메일을 쭉 작성하였다. 중복으로 보내는 참사를 막을 수 있다. 입고 허가를 받은 경우 몇 권이나 입고했는지, 택배는 부쳤는지, 정산 주기는 어떤지 등을 작성하여 재고 현황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였다.

 

3. 답변 기다리기

자, 여기가 어려운 시간이다.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자. 나야 서점 한 곳 한 곳이 소중하지만 서점들은 수많은 입고 메일을 받는다. 다음날 바로 답장이 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2주, 3주 걸리는 경우도 있었다. 기존 메일을 보낸 지 한 달 정도 지났을 때 이미 개인 판매를 진행하고 몇 군데의 서점에 입고한 상태였기 때문에 1쇄의 40% 정도가 남아있었다. 그래서 재고의 양을 고려해 답이 오지 않은 서점 중 정말 입점하고 싶은 서점들을 선별해 다시 메일을 보냈다.

 

 

4. 거래서 작성하고 택배 보내기

축하한다! 당신은 입고를 허락받았다. 감사메일을 보내자. 거래서를 작성하는 곳도 있으니 꼼꼼히 작성하여 첨부한다. 아마 정산일, 입고 부수, 수수료를 알려주실 것이다.

 

대부분의 서점은 위탁판매를 채택하고 있다. 팔리면 정산일에 정산하는 방식이다. 책을 냈다는 사실을 까먹고 있을 때면 입금이 들어올 것이다. 아주 드물게 현매를 하는 서점들이 있는데, 나에게 직접 책을 산다는 의미이다. 나야 즉시 정산받을 수 있어서 좋지만 서점 입장에선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서점마다 입고를 원하는 부수가 다르고, 보통은 샘플을 요청한다. 샘플은 고객이 자유롭게 읽어볼 수 있기 때문에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고, 당연히 판매가 어렵다. 책마다 개별포장하고 (투명한 OPP접착봉투나 종이봉투 등) 박스에 넣어 택배를 부치면 끝. 상자는 우체국에 가면 구매가 가능하고 편의점 택배 쪽에도 상자가 비치된 경우가 있다. 나는 내 책 기준 5권이 딱 들어가는 우체국 1호 상자를 인터넷으로 왕창 샀다가 10권, 20권 입고 문의를 주셨을 때 별도의 상자를 구매해야 했다. 너무 한 종류의 사이즈만 구매하지 말자.

 

거절 메일을 받을 때도 당연히 있다. 너무 속상해하지 말자. 독립출판이 점점 늘어나면서 서점들도 책의 재고 관리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답장에 감사드리고 다른 서점들에 문의를 하도록 한다.


독립서점 입고의 장점이라면 인스타그램 등에서 서점 차원에서의 홍보를 해주시고, 넓은 고객층에게 판매가 가능하고, 판매의 수고로움을 덜어준다는 점이 있다. 그렇지만 택배비, 샘플 비치 비용, 서점 수수료 등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영업이익율이 직접판매만큼 높지는 않다. 그렇지만 나의 책이 어딘가에 입고되어 판매된다는 건 분명 보람찬 일이다. 거절 메일을 받아도 실망하지 말고 꾸준히 판매처를 넓혀가보자.